영화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또 다른 장을 여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익숙한 ‘오토봇’과 ‘테러콘’의 전쟁에 더해, 새로운 세력인 ‘맥시멀’의 등장을 통해 신선함을 더했다. 이 영화는 전작들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이어받으며, 거대한 스케일의 전투와 화려한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이야기의 밀도와 캐릭터의 깊이 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도 남긴다. 본 평론에서는 주로 줄거리를 중심으로 영화의 전개 방식, 캐릭터 묘사, 그리고 전반적인 서사 구조를 분석하고자 한다.
서사의 중심에 선 맥시멀과 유니크론
영화의 시작은 맥시멀 행성에서 펼쳐진다. 맥시멀이라는 종족은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등장한 트랜스포머 종족으로, 그들은 유니크론이라는 초강력 존재에 맞서 고군분투한다. 이 서막에서 유니크론의 위력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유니크론은 단순히 행성 하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적 차원의 위협을 가하는 악의 화신으로 묘사되며, 그의 졸개인 스커지가 맥시멀의 과학기술인 ‘트랜스워프 키’를 노리는 과정은 영화의 주요 갈등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맥시멀의 리더인 옵티머스 프라이멀과 스커지 간의 대립을 목격하게 된다. 프라이멀은 유니크론의 손아귀에서 트랜스워프 키를 지키려다 에이프링크의 희생을 통해 리더십을 부여받고, 이 희생은 이후 맥시멀들이 어떻게 키를 보호하며 지구로 향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서사의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러한 도입부는 관객에게 맥시멀의 비장함과 그들이 지닌 임무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이후 전개될 이야기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인간 주인공의 서사와 트랜스포머와의 만남
1994년의 뉴욕으로 무대가 전환되면서 영화는 인간 캐릭터인 노아 디아즈와 엘레나 월리스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 부분은 많은 트랜스포머 영화에서 시도된 인간과 트랜스포머의 관계를 더욱 심도 있게 다루는 부분이지만, 영화의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다소 뻔한 설정이라는 인상을 준다. 노아는 동생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어떻게든 돈을 벌려는 전직 군인으로, 우연히 트랜스포머 미라지와의 만남을 통해 사건에 휘말린다. 이 장면에서 미라지가 차 도둑질을 시도하던 노아와의 교류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은 코믹함과 긴박함을 동시에 담고 있지만, 이러한 설정은 새로운 캐릭터 구축보다 이전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자주 사용된 틀을 반복하는 느낌을 준다. 엘레나는 고고학자로서의 지식과 열정을 지닌 캐릭터로, 그녀가 발견한 고대 유물이 트랜스워프 키로 밝혀지는 과정은 영화의 주요 스토리 라인과 연결된다. 하지만 엘레나의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얕게 묘사되어, 그녀가 사건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 동기나 감정의 흐름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 점은 아쉽다. 두 주인공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이 영화의 중심 축을 이루지만,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전형적인 영웅 서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투 장면의 장점과 한계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역시 시각적 화려함과 액션 장면들이다. 스커지와 테러콘들이 지구로 침공하면서 벌어지는 전투 장면들은 트랜스포머 특유의 역동적인 전투와 CG 효과로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뉴욕에서 벌어지는 테러콘과 오토봇 간의 전투 장면은 속도감과 긴장감이 잘 조율되어 있으며, 관객들이 기대할 만한 스펙터클을 충분히 제공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규모 전투 장면들은 때때로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방해하기도 한다. 액션의 흐름이 너무 빠르게 전개되어 캐릭터 간의 감정적 연결이 소홀해지거나, 서사적 맥락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범블비의 희생 장면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지만, 영화는 이후 그의 부활을 너무 급작스럽게 처리하여 감정적 여운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전투 장면 자체는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서사적 연계가 부족한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페루 배경과 맥시멀의 서사
영화의 또 다른 주요 무대인 페루는 독특한 배경 설정을 통해 이야기의 다양성을 더한다. 페루의 고대 유적은 맥시멀들의 숨겨진 과거와 그들이 지구에 정착하게 된 이유를 밝히는 중요한 장소로 작용한다. 이곳에서 오토봇, 맥시멀, 그리고 인간들이 스커지와의 결전을 준비하게 되며, 지구를 지키기 위해 협력하는 모습이 강조된다. 페루에서의 전투는 영화의 액션 시퀀스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부분으로, 각 캐릭터들의 개성을 살린 전투가 펼쳐진다. 특히 옵티머스 프라임과 옵티머스 프라이멀의 협력은 영화의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다. 두 리더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종족을 이끌고 있으며, 둘의 상호작용은 영화 내내 지속적인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들이 스커지에 맞서 협력하는 장면은 시리즈의 핵심 주제인 ‘연합’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다만, 맥시멀들의 캐릭터가 깊이 있게 묘사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들의 배경과 동기, 그리고 유니크론과의 대립이 더욱 세밀하게 다뤄졌다면 영화의 서사적 깊이가 더해졌을 것이다.
클라이맥스와 결말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스커지와의 최종 대결에서 절정을 이룬다. 노아와 미라지의 희생적인 협력, 그리고 오토봇과 맥시멀의 연합은 전형적인 영웅 서사 구조를 따르지만, 트랜스워프 키를 둘러싼 최종 전투는 다소 예측 가능하게 흘러간다. 스커지라는 적이 충분히 강력한 위협으로 설정되었지만, 그의 최후는 다소 급작스럽게 마무리되어 관객들에게 충분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유니크론의 등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영화 내내 위협적인 존재로 그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역할은 이후 시리즈를 위한 떡밥으로 남겨져 있어 다소 미완의 느낌을 준다. 영화의 결말은 오토봇과 맥시멀, 그리고 인간들이 힘을 합쳐 유니크론을 막아낸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옵티머스 프라임과 노아의 내레이션은 연합과 희생, 그리고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음 시리즈로 이어질 가능성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 결말은 다소 전형적인 ‘해피 엔딩’에 머무르고 있어, 더 깊이 있는 철학적 혹은 감정적인 여운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길 수 있다. 트랜스포머비스트의 서막은 시리즈의 전통적인 요소와 새로운 캐릭터 및 설정을 조합하여 관객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작품이다. 유니크론이라는 우주적 위협과 새로운 종족 맥시멀의 등장은 영화의 스케일을 확장시키며, 기존의 트랜스포머 팬들에게도 신선함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의 깊이 면에서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어, 더 깊이 있는 서사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길 수 있다. 영화의 강점은 분명한 시각적 화려함과 전투 장면에 있으며, 이 부분은 블록버스터로서 충분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스토리의 깊이와 감정적 여운을 강화하기 위한 서사적 정교함이 부족한 점은 차기작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새로운 세대의 트랜스포머 이야기를 여는 첫걸음으로서,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만족을, 새로운 관객들에게는 흥미를 제공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